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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꽃길을 걸으며!
작성자 : 작성일 : 2024-04-07조회 : 6

꽃길을 걸으며!’

봄꽃 만발한 꽃길을 아내와 함께 걷고 있다

연분홍 벚꽃과 노란 개나리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 아름답다. 날씨까지 화창하다

목련도 활짝 피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따사로운 봄 햇살, 싱그러운 바람,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기분이 참 좋다

4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했던가! 생명이 약동하는 부활의 계절, 아름다운 꽃의 향연이 이를 증명하는 듯하다

하나님께서 꽃을 만들어주시지 않았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목련을 심고 가꾸시던 조부님 생각이 난다. 유난히도 목련과 철쭉을 좋아하셨다

장독대 옆에 심어 놓은 철쭉들과 바깥마당 목련 두 그루에 온정성을 기울이셨다

사랑방 앞문을 열면 철쭉꽃을, 바깥문을 열면 목련꽃을 감상하도록 심어 놓으신 것이다

손님이라도 오게 되면 목련과 철쭉 자랑을 그리하셨었다

사랑방 문을 활짝 여시고 철쭉꽃 목련꽃을 감상하며 봄맞이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연이었을까? 조부님 돌아가시고 난 다음 해에는 철쭉도 목련도 꽃을 피우지 않았다. 나무가 죽었기 때문이다

수령을 채우려면 한참이나 남은 나무가 말이다

주인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해서였을까? 물도 생명이요, 꽃도 나무도 마찬가지다

주 하나님 지으신 만물은 신비 그 자체임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조부님은 많은 식견과 경륜을 지니신 분이셨다

오십 초반부터 모든 가정일을 아들에게 맡기고 손을 놓으셨다

조모님을 일찍 떠나보내셨던 상실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혼자되신 후로는 친구분 내외가 하는 주막집으로 매일 출근하셨으니 말이다

여생 대부분을 대화가 통하는 벗과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보내셨다,

그러시다 보니 많은 식견과 경륜의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나마 간간이 들려주셨던 말씀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조부님을 떠올릴 때면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내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초고령화 시대다

노인인구가 젊은이들을 앞지르고 있다고 한다. 그분들의 경륜의 지혜를 얼마나 후대에 전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회의적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식견과 경륜을 그리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 잔소리꾼 꼰대라는 비하의 말들이 많이 들리기 때문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노인 세대는 인생의 경륜과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전해 주려 하지 않는다

무관심 또는 유기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대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유대인은 삼 사대가 살아도 세대 간 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노인들의 경륜의 지혜는 큰 자산이다. 자산을 가치 있게 활용치 못하는 것은, 받을 복을 차버리는 것이다

노인들의 자산인 식견과 경륜의 지혜를 후대에 어떻게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유대인은 탈무드를 써서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있다. 탈무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책이 아니다

수 천 년 노인들의 경륜과 지혜가 쌓여서 만들어진 지혜서다. 우리도 지금부터 조금씩 쌓아가면 된다

길지도 않은 노년의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말고 하나라도 더 남겨주려 힘을 써야 한다

젊을 때는 천년만년 살 것이라 착각하기에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하지만 노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의 소중함이 더해진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시간을 아끼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책을 한 권 보려 해도 눈이 침침하고 피로감이 빨리 온다

가고 싶은 곳 많아도 발이 거부한다. 며칠 전 아내는 느닷없이 내가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마냥 새 신랑인 줄 착각했던 모양이다.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듣고 보니 나도 노인 소리 듣는 나이가 되었구나! 머리로야 알지만, 가슴은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파릇한 젊은 내음 풍기는 꽃의 계절에 노년의 삶과 마침을 생각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지성하면 떠오르는 분이 고 이어령 교수님이다

암투병하시며 마지막 남기신 작품이 눈물 한 방울이란 책이다.

내용 중에 존재감 없이 희생한 못난 새끼발가락을 보시며 눈물 한 방울 흘리셨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본 후 새끼발가락을 자주 보는 습관이 생겼다. 전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발가락인데 말이다

그만큼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거다. 새끼발가락은 주인의 눈물 한 방울로 그동안 말 못 할 희생에 대한 보상을 다 받았을 것이다

주인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새끼발가락 같은 나를 보시며 눈물 한 방울 흘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새끼발가락 같은 경륜의 지혜를 성도들과 자손들에게 남겨주고 떠나는 노년의 마침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방이야기 제 507꽃길을 걸으며!’

글쓴이 : 이 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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